이미애, 최지혜 / 오래된 미래

근대문화 유산이 단순히 과거의 장소를 기리는 추억으로 머물지 않고, 우리의 현재와 호흡할 수 있으며 또 어떻게 미래를 위한 문화생산의 중심이 될 수 있는가를 질문한다. 문화를 매개로 낡은 것과 함께 오래된 것 속에서 우리의 창조적 미래를 위한 동력을 발견하고 그 지속가능한 정신을 전파하고자 한다.

현재 어린이를 위한 공공 도서관은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며, 사설 어린이 도서관은 소규모로 운영되기 때문에 관심이 부족하면 모르고 지나치기 십상이다. 대형 도서관처럼 장서가 많지도 않고. 대규모 시설도 없지만 집에서 가깝고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지역사회에서 작은 교육기관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어린이도서관을 활성화하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SITE인 화랑대 폐역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도심과 어울리지 않게 남루한 모습의 작은 역사지만 주변의 고즈넉함과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운치를 더해주는 곳이다. ‘간이역’ 이라는 말만 들어도 소박함, 순수함, 외로움 같은 낭만적인 정서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서울에는 그 동안 수많은 간이역들이 촌재해왔다. 가좌, 수색, 신공덕 등. 하지만 현재 서울시내에서 남은 간이역이라고는 화랑대역 하나밖에 없다. 서울의 중심에서 아날로그적 감성을 지키고 있다는 점
이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어느 인심 좋은 시골 마을의 간이역이 눈 앞에 펼쳐져 있는 듯하다. 고즈넉한 서울 속 사랑방, 그 감성을 그리며 그 곳을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 및 누구나 둘러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사랑방으로 설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