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준, 김희나 / PLAYGROUND for Mullae

문래동의 낮에는 각종 금속기계 장비소리로 가득하고, 밤에는 예술가들의 활동지로 그 모습이 변모한다. 하지만 철공단지의 소공인들과 예술가들은 같은 공간에 공존하고 있지만, 이 두 집단 사이에는 소통이 부족하다.

어른이 된 우리는 해야만 하는 일 때문에 즐거움을 잊고 살아왔다. 누구의 부모, 누구의 직장상사처럼 개인이 갖고 있는 사회적 역할이‘나’라는 자신의 존재를 잊게 만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자아를 찾는 것에 대한 만족이 필요하다. 마치 어린아이들이 놀이터에서 순수하게 뛰어 놀며 즐거움을 찾듯 어른들에게도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는 놀이에 대한 일련의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어릴 적 살았던 성수동 2가 1동. 나의 유년기 시절은 그곳에 그대로 멈춰있다. 집을 나서면 사방이 공장지대이고, 소음의 지대였다. 자동차 소리, 각종 기계소리 등 수많은 소리들이 뒤엉켜 언제나 조용할 날이 없는 성수동이지만, 하지만 그곳 한 가운데에는 놀이터가 있었다. 내 유년기 시절, 가장 행복한 공간이었다. 이런 내 어린시절에 대한 회상을 문래동에 담고자 한다. 문래동은 금속의 세계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하루 종일 금속과 함께 지낸다. 그것의 소리, 냄새, 촉감 등 온몸으로 금속을 느끼고 살아가기에 소공인들에게 이곳은 애증의 공간일 것이다. 그런 문래동 한복판에 성수동의 놀이터와 같은 공간이 있으면 어떨까? 놀이터는 우리들에게 삶의 즐거움을 제공해준다. 일에 지친 문래동의 수많은 소공인들과 그리고 그들과 동거하는 예술인들이 다같이 어울려 놀 수 있다면 문래동은 더이상 애증의 공간이 아닌 계속 있고 싶은 공간이 될 것이다.

회전운동과 속도감을 느낄 수 있는 미끄럼틀의 형태를 공간의 하이라이트로 적용하고, 사선으로 역동감을 주고 호기심을 자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