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해미, 김주희 / 人(in)

현재 우리는 우리의 인권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잘못된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잘못된 민주주의의 심각성에 대해 그렇게 큰 관심을 가지려 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예로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인권조차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죽음에까지 이르렀던 용신참사가 있다. 이러한 사건들이 한순간 큰 이슈가 되었다가 서서히 잊혀져 가는 악순환을 예방하기 위해 계속해서 그때의 아픔을 기억하고 성찰할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이 요구된다.

잘못된 사회를 객관적인 입장에서 볼 수 있는 공간과 구성을 통해 사람들이 사회모순에 대해 스스로 비판적인 입장에서 성찰, 반성하고 깨달으면서 서서히 변화해 나갈 수 있게 디자인하여 표현하는 것이 목적이다.

뫼비우스의 띠: 좁고 긴 직사각형 종이를 180° 꼬아서 끝을 붙인 면과 동일한 위상기하학적 성질을 가지는 곡면이다.
용신참사에 대해 누군가는 공격력이 시민의 자유와 재산을 지켜주지 못했던 일로 해석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법 질서를 위협하는 불법 폭력 시위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처럼 용산참사는 실체는 하나지만 그것은 마치 안과 겉이 모순적으로 공존하는 뫼비우스의 띠와 같이 상식적인 이해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낮에는 외벽의 유리가 반사되어 내부가 보이지 않다가 서서히 시간이 흐름에 따라 내부의 조명이 켜지면서 외벽의 유리는 검정색에서 투명색으로 바뀐다. 이때 건물에 숨겨져 있던 내부의 뫼비우스가 적나라하게 나타남으로써 정적인 느낌에서 동적인 느낌으로 변화한다. 이로써 우리는 그 건물 그 자체만으로도 모순을 느낄 수 있고, 소격효과를 체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