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희 / TIME STATION

해는 저물고 갈길은 멀다.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 속에서 이룬게 없다고 울상을 짓고 있는 이들에게 과거와 현재의 차이를 물어보는 것은 부질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개인의 위치와 조건에 상관없이 각자에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은 존엄하고 귀하게 여겨져야한다. 우리의 인생을 탐닉하는 과정 중 하나로 우리는 여행을 선택한다. 그것을 통해 성장의 기회를 얻으려 하는 사람들에게 시간은 더할나위 없이 소중하다. 시간이 삶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고 볼 때 시간에 대한 탐구는 삶을 되돌아보는 기회로 재해석된다.

기존 공간 구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앞서 말한, 외부 공간의 활용, 협소한 공용 공간, 체험이 부족한 공간 구성 등을 고려한 디자인 구상을 한다. 여행이라는 행위가 주는 시간의 변화를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공간연출이 필요하다. 단에 따른 시간의 흐름을 컨셉으로 잡는다. 계단이라는 요소가 주는 단면의 시각적 이미지가 시계의 무브먼트의 모양과 유사하다. 레벨이 변화 하면서 느껴지는 공간의 변화는 시간성을 담고 있다. 따라서 계단은 시간의 상징물이 되고 계단이 있는 공간은 시간성을 담고 있어야한다.

시간의 숲_나무가 자라는 시간을 형상화한 공간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나무는 빠르게 자라고 사람은 멈춰있다. 함축적인 시간의 개념을 사람과 나무로 역설적으로 표현한다. 계단을 올라가는 동안 이 공간에서는 함축된 시간의 숲에서 산책하는 체험을 낳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