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림 / Aseurai, 대비 되는 개념의 공존

기존의 의미와는 그 의미를 퇴색 시키는 무절제하고 과시적인 자본 시장 중심의 상업적 결혼 문화가 자리잡았다. 이러한 트렌드에 적합한 예식장이란, 과하게 꾸며 겉으로 우아하고 화려하게 보여지는게 아닌 식을 올리는 신랑, 신부 그리고 하객들이 편안하게 즐기며 진심으로 서로를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균질하게 밝은 빛은 상상을 마비시킨다. 이러한 공간은 경험을 약화시키고 장소성을 지워낸다. 그림자는 빛 속에 있는 대상에 형체와 생명력을 부여하고 동시에 공상과 꿈이 일어날 수 있는 영역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 빛과 그림자과 적절하게 조율된 공간은 그 경험을 극대화 해 오래도록 기억된다. 빛에 의해 나뉘고 하나되는 공간과 그 경계가 만들어내는 공간은 어둠 속에서의 빛과 빛 속에서의 어둠이 주는 공간감이 독특한 형상을 자아낸다. 건물의 틈새로 들어오는 빛과 빛으로 가득 찬 공간에 드리우는 그림자가 도심 속의 자연을 외면적으로 묘사한 인공적인 건물에서는 느낄 수 없는 순수한 자연의 숭고함을 경험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