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장승혜 / 여분의 이슬

우리는 자투리를 여분의 가치로 해석하였고, 이러한 작은 여분들이, 모여서 큰 가치를 창출하는 메커니즘을 관점으로 헌혈이라는 소재에 접근하였다. 헌혈은 우리 몸속에 있는 혈액의 여유분을 자유 의지에 따라 대가 없이 기증하고 나누는 행위이다. 헌혈자에게는 여분에 불과하지만 이러한 여분들이 모이면서 수혈자에게는 큰 생명적 가치가 된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접근하자면, 한 헌혈자의 작은 여분 가치가 사회·문화적인 생명적 가치 창출에까지 이르는 것이다. 사람들이 아무런 물질적 대가 없이 헌혈을 하는 이유는 아마 이러한 가치 창출에 대한 보람감 때문일 것이다.

개개의 이슬방울이 모여 점점 큰 덩어리의 이슬방울이 되는 현상은 마치, 작은 여분 가치가 모여 큰 가치를 창출하는 헌혈 메커니즘을 연상시킨다. 이러한 동기로 해당 현상에 대한 이슬의 역학적 성질을 연구하였고, 이슬의 역학적 성질에서 나타나는 메커니즘을 컨셉으로 하였다. 그리고 이에 따라 응집 증발 순환이라는 디자인 키워드를 추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