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정 / Hiding in the Book

숨어 있는 책과의 관계를 만들어주는 책방을 통해 세상을 둘러보기 위한 방식은 하나씩 넓어져 간다.

헌책방은 우리가 살고 있고 살아가고 있는 생활 속에서 삶을 같이하는 보내며 생기있게 해주는 곳이다. 예부터 헌책방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서적들을 헌책방을 거쳐 손에 손으로 전달되어 지식의 매개체 역할을 해온 곳이 바로 헌책방이다. 헌책방에 숨어있는 책을 찾아가는 길은 미로처럼 꼬불꼬불 복잡하며 그 길에서 이동감과 공간들의 연속 흐름을 느끼고 자연스러운 시퀀스가 생성되었다.

미로처럼 쌓인 책들 속에서 새 책방에서 찾을 수 없는 책들을 찾을 수 있고 그 책을 통해 소통과 교감을 나눌 수 있었다. 헌책방을 찾는 사람들은 책 더미 속에서 자신만의 ‘보물’을 찾으며 이곳에서 긴 시간을 보내며 자신만의 휴식을 보낸다. 쓰윽 훑어보고 그칠 게 아니라, 찬찬히 찾아보면 뜻밖의 좋은 책을 책방 한구석에서 찾을 수 있다. 보물처럼 고른 책을 들고 앉아 하나씩 곱씹어 보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헌책방이 배다리에서 위기에 처해있다. 배다리에는 산업화 도로 계획으로 40여 개나 되던 헌책방들이 현재는 6~7개만이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배다리 헌책방 골목의 부활로 배다리의 재생을 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