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예지 / another memory

1930년대에 처음 문을 연 보안여관은, 서정주 시인을 비롯한 수많은 예술가들이 다녀간 전통을 가진 공간이다. 2004년 사실상 여관의 역할을 다한 뒤에는 다양한 예술가들의 전시가 펼쳐지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거듭났다. 빠르게 변화하는 서울의 풍경과는 달리 오랜 역사와 시간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보안 여관은 현재 2014년 guest house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하는 낯선 공간, 그러면서도 우리는 짧은 시간동안 머물렀던 공간에 정이 들기도 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다시 재회할 기약을 갖고 헤어지기도 하는 새로운 경험을 가지게된다. 이렇게 자신의 경험과 새로운 경험을 통해 다져지는 행동으로 어떻게 그것을 공간 안에 숨쉬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재해석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한다.

우리는 새로 지어진 것에 주목하기도 하지만 리디자인 된 곳을 바라볼 때 또한 마찬가지로 다양한 시선들이 오고가기 마련이다. 보안여관은 현재 여관의 이미지를 그대로 보관한 채 갤러리로 운영되고 있는 공간이다. 과거에 운영되었던 보안여관의 이미지를 어떻게 게스트 하우스와 연관지어 공간을 해석할지 고민하였다. 보안여관이 ‘어떻게 하면 기존에 있던 것들을 최소한으로 건드리면서 더 많은 것들을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게스트하우스로 리디자인 되었을 때 공간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소통하는 공간이 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