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미, 김혜리, 장선희 / Together Becoming

“공간이 계획단계에서 완전하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활동에 따라 예측 불가능한 가능성을 갖는다”는 전제는 이 다리를 만들어가는 데 가장 중요한 전제가 되었다. 각기 다른 생각과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함께 다리를 만들어가는 모습. 이것이 우리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공간의 모습이다. 공간 각각의 개체들이 자율성을 갖고 거대한 규모 안에서 파편화되지 않고 총체적으로 통합이 되는 것을 구현하고자 했다. ‘together’의 ‘함께’와‘becoming’의 ‘생성, 생성하는’이 합쳐져서‘모두 함께 만드는 다리’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의 모습에서 ‘living bridge’의 의미를 찾아보고자 한다.

설계하는 이에 의해 공간의 성격이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사용하는 이에 의해 장소성이 결정되는 시스템이다. 이로써 이동의 목적을 가진 사람에게는 1차원적인 다리의 역할을 가진 시설이 될 것이고 휴식의 목적을 가진 사람에게는 또 다른 시설이 될 것이다. 이렇게 시각마다 장소의 성격이 바뀌며 같은 공간 안에 있는 여러 사람의 목적을 동시에 충족시키길 기대한다.

경사진 바닥의 흐름과 연속적으로 이어져 있는 선들의 겹침은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선택 가능하게 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거대한 다리 공간의 균질성을 깨뜨리며 통제할 수 있는 부분까지만 통제한다. 혼돈은 오히려 공간에 활력을 부여하는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동선공간을 하나의 상대적인 공간으로 둠으로써 상호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사용자가 행위를 선택함으로써 공간이 규정되는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새로운 보편적 공간, 가변적인 공간을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