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김혜현 / CHASING THE SIN ROAD

주먹구구식의 재개발 계획은 장수마을 주민들에게 상처만을 안겨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의 자격을 갖춘 장수마을 주민들은 흩어진 마을의 공동체 정신을 되살리기 위해 스스로 일어서고 있다. 주민들의 작지만 소중한 욕구를 이루기 위해 그들에 의한, 그들만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

마을 주민들이 그 마을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스스로 재생하여 일방적 개발 논리와 고립된 현대인들에게 공존과 공생의 이념을 상기시킨다. 이에 장수마을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생활 양식을 통해 마을 재상과 공동체 정신을 되살리는 키워드로 사용한다.

사람 중심의 마을 재생 방식 – 장수 마을 중턱 언덕배기에 불쑥 솟은 한 할머니 집은 동네에서 ‘빨래 너는 집’으로 불린다. 해를 쫓아 동네사람들이 아침이면 할머니 집 옥상을 젖은 빨래를 들고 와 널기 때문이다. 단열조차 안되는 낡고 허술한 집이 많고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아 주택의 80%가 석유보일러를 쓰다보니 한겨울이면 비싼 기름값 아끼느라 집을 두고 밖으로 도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이들은 대낮이면 그늘진 동네에서 몇 안되는 양지 바른 곳을 찾아 옮겨다니며 ‘해바라기’를 한다.